오늘부터 술 금지?!

술을 뺏는다면 큰일나요!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는 길입니다. 집에 가는 길에 자주 가던 칵테일 바에 들려 술 한잔🍹하면 기분이 좋을 것 같네요. 칵테일 바를 찾으려고 하는데, 어? 어디 갔지? 평소 가던 칵테일 바가 사라졌다!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열심히 검색해보니

XX국 헌법 제 XX조 제X절:  XX국 모든 사법권이 미치는 영토에서 음료용 주류의 제조, 판매, 또는 운송, 수입, 수출은 금지된다.

오늘부터 이런 법이? 안 돼!!!

라는 꿈을 꿨습니다😝. 꿈에서나 있을 법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 상상만 해도😰 제 간 수치가 놀라서 벌렁거리네요. 간 : 휴우 살았다. 하지만 실제로 과거 미국🇺🇸에서, 위와 같은 법이 실제로 시행된 적이 있었다고 하네요! 오늘 해볼 이야기는 이전 에피소드에서도 자주 언급되었던, 술의 흥망성쇠에 빠지면 섭섭할 ‘미국 금주법 시대’입니다.

마셔봐야 얼마나 마신다고! 싶지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국가에서 술을 못 마시게 했을까요? 이런저런 통계를 찾아보다가 연간 순수 알코올 소비량💧을 찾아봤는데요. 19세기 초반 미국의 연간 알코올 소비량은 26L가 넘었다고 하네요🥴. 순수 알코올의 의미는 술에 포함된 에탄올의 함량을 의미하는데요. 우리가 평소 마시는 술이 보드카가 40도에 750mL니까 계산해보면… 너무 복잡하니까 제가 계산할게요!

순수 알코올 26L = 40도짜리 보드카 약 86병 (!) = 소주 약 340병 ❗︎

이 정도면 평균적으로 매주 보드카 1병 이상, 소주는 거의 매일 1병씩 먹는 수준입니다. 심한 것 같긴 하네요. 물론 이것만이 금주법의 원인은 아닙니다. 가장 주요한 원인은 주정뱅이들이 일으키는 범죄들이 문제였죠. 특히 이 시기에 여성들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면서 알코올 중독자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여성들이 단체를 이루어 금주운동을 시작했죠. 또한 몇몇 정치인👥과 기독교인⛪들이 사회에서 발생하는 많은 문제를 구조적인 문제보다는 개인적인 문제, 곧 음주를 원인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미국 전역으로 금주법에 대한 목소리가 퍼졌습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옥수수로 만든 버번위스키를 많이 마셨다고 합니다!

고귀한 실험이라고? 과연 그럴까?

결국, 1919년 볼스테스법(The Volstead Act)라고 불리는 수정헌법 18조가 입법됐고, 1920년부터 미국 전역에서 시행됐습니다🤦🏻‍♀️. 알코올 도수 0.5% 이상의 음료의 판매, 제조가 금지됐죠. 많은 금주 단체와 이 법을 입법시키는 데 힘을 쏟았던 공화당 정치인들은 이를 ‘고귀한 실험’이라고 부를 정도로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진 않죠.

먼저, 가장 큰 피해는 농부🧑‍🌾들이었습니다. 술의 재료인 보리, 옥수수, 포도 등을 기르던 농부들은 가난뱅이💸로 전락했고, 자연스럽게 술을 만들 수 없게 된 양조장들도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되었죠. 몇몇 양조장에서는 니어 비어(Near Beer)라는 0.5도짜리 맥주를 내놓기도 했지만, 술쟁이들이 가득한 시장에서 눈길을 끌지 못했죠.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주류 시장에는 썩거나 질 나쁜 재료로 만든 제품, 심지어 공업용 알코올로 만든 술까지 나왔습니다(먹으면 죽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알코올 농도가 100%에 육박하는 위험한 제품도 나왔는데, 이는 살인 무기☠로 사용됐을 정도로 위험한 제품이었죠.

불법, 불법 여기저기 불법

금주법은 전국으로 퍼졌지만, 사람들은 술의 희소성에 집착하여 전보다 더 많이 찾았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의 건강은 더 나빠졌죠.🤒 술을 숨어서 마시다 보니 알코올 중독자들은 중독을 숨기고 병원을 피해 건강이 더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잠깐, 술은 어디서 구했을까요? 뭐겠어요. 당연히 불법이죠😈!

음주가 불법적인 일이 되면서 마피아들이 손을 뻗었습니다. 밀주(술 밀수) 산업이 부흥하며 마피아들은 엄청난 부와 권력을 얻게됐죠. 마피아는 세력을 키워 전국적으로 성장했고, 이를 위해 강력범죄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정치계까지 손을 뻗어나가 뇌물💰로 인한 부정부패도 심해졌고, 정책을 시행한 고위층도 몰래 술을 마시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생겼죠.

또한 거리에는 스피키지 바(Speakeasy Bar)🌃가 생겨났습니다. 지하에 숨어 단골들만 들어갈 수 있는 불법 술집이었죠. 이 문화 덕에 칵테일이 발전했습니다! 왜냐하면 술 제조가 금지되며 증류 기술이 부족해졌고, 그렇게 생산된 질 나쁜 술을 맛있게 만려면 칵테일로 변화시켜야 했습니다. 또한 검열관들이 들이닥쳤을 때 ‘술 아닌 척’ 하기에도 적절했죠.

금주법 OUT!

금주법이 불러온 범죄는 여기저기 판을 치기 시작했고, 금주법 입법에 큰 힘을 썼던 공화당 정치인들은 버젓이 술🍾을 마시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금주법을 강하게 되치던 사회에서 AAPA(반금주법협회)가 등장했죠. 해당 협회의 자료 따르면, 1920년과 21년 사이에 범죄 증가율은 24%에 이르고, 술이 금지된 탓에 약물에 중독된 사례가 40%가 넘는다고 경고했습니다. 뭔가 잘못됐음을 느낀 미국 정부는 “맥주🍺만 허용해줄까?”라고 협상을 시도했지만, 어림없지, 알코올을 내놓아라😤!

이 금주법에 대한 대립은 결국 대선 공약까지 확산되었습니다. 공화당에 반하여 민주당 소속인 프랭클린 D. 루스벨트가 금주법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죠😎. 역시 술만 있으면 어제의 적도 오늘의 동지가 되기 쉬운 걸까요? AAPA는 공화당의 성격이 강했음에도 불구하고 루스벨트를 지지했고🤝, 루스벨트가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1933년 금주법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수정헌법 21조가 통과되었죠. 만세! 👏

금주법은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고 오직 ‘좋은 의도’로만 시행한 법이었고 그로 인해 ‘나쁜 결과’가 생겨난 역설적인 법입니다. 밀주 산업을 통한 마피아의 부흥, 알코올 중독의 증가, 고위층의 부패 등 부정적인 영향을 여기저기 뿌렸습니다. 그래도 스피키지 바라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고, 칵테일의 많은 발전을 이루는 등 주류 문화의 많은 변화를 안겨주긴 했죠.

여러분들도 상상해보세요. 만약 술을 금지된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술을 줄이실 건가요? 만약 내가 전 국민의 알코올 소비를 줄여야 한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정책을 내놓으시겠어요? 음, 잘 모르겠는데. 일단 칵테일 한 잔이 마시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