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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로봇 시대②] 자동화뒤에 가려진 '일자리 소멸' 불편한 동거
'외식업장 조리로봇', 인건비 증가·인구 소멸 대안 될 수 있어
실제 사람 대체할 수 있어… 업계 "주방 90% 자동화가 목표"
인공지능 로봇 도입에 앞서 '일자리 정책' 필요하다는 지적도
[아시아타임즈=김민솔 기자] 외식업장에서 로봇이 사람의 일을 대신하는 '조리로봇 시대'가 열렸지만, 외식업계와 노동자들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 관계자 48%가 서비스 운영 직종이 '생성형 AI' 영향으로 인원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노동자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로봇. (사진=픽사베이)
"사람 구하기도 힘든데… 기계 한 대가 훨씬 낫네"
"아, 너무 힘들다. 이 일 누가 대신 해줬으면 좋겠네."
노동자라면 누구나 입버릇 처럼 나오는 말이다. 자영업자라면 더욱 그렇다. 올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30원으로 처음 '1만원의 벽'을 넘으면서 새 직원을 뽑기에 현실적인 부담은 크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22만5000명으로 1년 새 4만4000명 줄었다. 1인 자영업자 수는 2018년부터 6년 연속 늘어났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감소한 요인은 혼자 매장을 운영하던 사장이 직원을 뽑아서가 아니다. 코로나19와 이후에 이어진 불경기를 버티면서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해고했는데, 버티다 못해 결국 가게를 닫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자영업자들의 매출과 지출이 동반 하락했다. 한국신용데이터가 발간한 소상공인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소상공인들의 연간 매출은 1억7882만원으로 전년보다 0.57% 줄었고, 연간 지출은 1억3609만원으로 4.56%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신용데이터는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인데, 지속되는 어려운 경영 상황에 지출을 줄여 이익을 확보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교촌치킨 고덕비즈밸리점에서 사용하고 있는 튀김 로봇. (사진=김민솔 기자)
외식업장에서 로봇을 사용하는 자영업자들은 현장에서의 인력 감축에 쌍수를 들고 환영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튀김 로봇을 쓰고 있는 한 점주는 "기계가 완전한 한 사람의 몫을 하지는 못하지만, 0.7~0.8인분 정도는 한다"며 "별도 교육이나 숙련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직원을 쓰는 것보다 나은 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외곽 쪽으로만 가도 일할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평균 연령이 높거나 인구 자체가 적어 일할 사람을 찾기 힘든 지역이라면 특히 로봇을 썼을 때 특히 효능감이 높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식업장용 로봇을 만드는 기업들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질적으로 매장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감축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조리로봇 스타트업 '리피즈'에서 만든 칵테일 로봇. (사진=김민솔 기자)
스타트업 기업인 리피즈는 주방 자동화를 위해 가정용 정수기만 한 크기의 '하이볼 머신'을 개발했다. 얼음을 채운 컵을 놓고 하이볼 머신의 터치패드를 누르면 3초 만에 하이볼 한 잔이 완성되는 편리성을 갖춰 현재 여러 주점 프랜차이즈와 기기 도입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리피즈는 '사람이 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맛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하이볼 머신 다음으로는 국물 요리·떡볶이·튀김 등을 조리할 수 있는 로봇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송정수 리피즈 대표는 "손으로 칵테일을 만들면 1잔당 3분 정도가 걸리는데, 하이볼 머신을 쓰면 5초 내외로 완성된다"며 "매장이 이자카야·술집은 음료만 타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기계로 대체하면 사람 한 명분의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가 구상하는 미래는 아무리 규모가 큰 매장이더라도 점주 한 명, 서빙을 담당하는 직원 한 명으로 업장이 돌아갈 정도로 자동화를 이뤄내는 것이다. 송 대표는 "궁극적인 비전은 주방 업무 90% 이상을 하는 미래형 주방을 만드는 것"이라며 "주방만 자동화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 전체 자동화를 통해 주문 데이터를 연동하고, 어떤 로봇이 주문을 처리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지 판단하는 등 로봇이 서로 의사소통하고 협업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로봇 도입은 기존 일자리 감소… "고용안전망 강화 필요"
사람이 버튼을 '띡' 하고 누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주방의 자동화는 말만 들어도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주방에 사람 대신 기계가 들어갔다는 것은 그만큼의 일자리가 줄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기계가 사람의 자리를 밀어내면서, 기계로부터 도움을 받는 게 아니라 소외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한 분야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존·쿠팡·알리바바와 같은 기업들이 물류창고에서 사용하는 자동화 시스템이다.
아마존은 2012년 로봇 물류회사 '키바 시스템'을 인수하면서 로봇을 통한 창고 자동화를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로봇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인력 감축은 자연스럽게 발생했다. 2021년 약 160만명이던 아마존 직원 수는 지난해 10만명 감소한 15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물류창고.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사진=픽사베이)
5년 이내에 우리의 일자리 대부분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로봇에 의해 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인공지능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화와 정책방향' 보고서를 통해 "2030년에는 현재 형태의 일자리 약 90%에서 직무의 90% 이상을 자동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직종별로는 정보통신 전문가 및 기술직을 중심으로 전문직 고용이 증가했지만 서비스·단순노무직에서는 고용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비스 분야가 인공지능 시대에서 가장 위협받는 직종이라는 점 때문에 노동자들의 불안감은 더더욱 커지고 있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지난해 7월 세계 각국의 기업 관계자 1400여명을 대상으로 생성형 AI의 활용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생성 AI 때문에 향후 3년 사이 3% 이상 규모로 인원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에서 '서비스 운영 직종'은 48%로 가장 높은 답변율을 보였다.
또 서비스 직종에서 향후 3년 사이 총원의 20%를 넘는 대규모 감원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답변자는 전체의 15%에 달했다.
이와 같은 저숙련 노동자들의 소외를 우려한 전문가들은 AI·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고용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을 모두가 누리기 위해서는 사회의 변화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공지능 시대에 재직자의 고용 불안은 줄이면서도 동시에 청년층을 비롯한 구직자의 일자리는 충분히 창출되도록 하기 위한 방안이 시급하다"며 "고용안전망의 강화를 전제로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노사와 정부가 함께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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